따스함이 깃들어있는 블루아워

2020. 6. 19. 17:03Review

'예쁨'이 느껴지는 블루아워 @blue_hour_의 오브제는 다양한 색감과 소재의 실들이 서로 엮이고 독창적인 패턴이 더해져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으로 탄생합니다. 무심한 듯 자유롭게 본인의 감각을 위빙으로 표현해내는 작가 이상희의 세계, 헤어나올 수 없는 그 매력을 지금 확인해보세요.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다가 취미로 배웠던 위빙을 만나 블루아워가 시작되었다고 들었어요. 평생 직장과 같은 운명을 느끼셨을까요? 위빙 태피스트리 스튜디오가 시작된 계기가 궁금해요.

잡지 기자로 일할 때 아티스트나 가구,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할 일이 많았어요. 시각적으로 멋진 작업들을 창조해내고 자유롭게 일하는 이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예쁜 것들을 만들면서 작업하고 싶다'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바람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렇게 퇴직 후 위빙 공방을 몇 달 다니며 내가 만든 것들을 기록해 둘 요량으로 SNS에 올린 이미지들이 반응이 좋아 자연스럽게 위빙 스튜디오를 열게 됐어요.

 

위빙 외 도자기 제품도 만드시는 걸로 아는데, 색감이 독특해요. 도자기도 따로 배우신 건가요?

도자기도 취미로 공방 몇 군데를 잠깐씩 다녔었어요. 예쁜 색의 물감과 유약을 써보고 싶다는 단순한 기분으로 접근했었는데, 가마에서 구워지고 유약이 섞이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색감들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고 매력적이더라고요. 전문적인 도예가들처럼 기법이 능숙하진 않지만 본래도 정교하기보다 미완성의 느낌을 좋아해 그 부분이 제 도자기 작품에 표현되는 것 같아요.

 

직접 손으로 제작해서인지 블루아워의 제품에는 따뜻함과 친근함이 느껴져요. 작업을 하실 때 중요시 여기시는 부분과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시는지 궁금해요.

<코러스 라인>, <빅>, <홍등> 등 색감이 많이 들어가고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영화를 좋아해요. '블루아워'라는 스튜디오 이름도 인테리어와 의상이 근사한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에서 가져왔죠. 그리고 일상 속에서 보는 물건이나 건물에서도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이태원 초등학교 수영장 내부의 타일 색, 광화문의 오래된 벽돌 건물에 어우러진 식물들, 외할머니 댁에 있던 오래된 커튼이나 소파의 색감 같은 것들에서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제품을 만든다는 건 흥미롭고 뿌듯한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지금까지 작업을 해오시면서 가장 애착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작년 하반기부터 터프팅 기법을 이용해 러그 작업을 하고 있어요. 브뤼셀에서 친구가 기획한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터프팅을 시작하는 발판이 되었죠. 그때 터프팅에 쓰이는 천과 실, 나무 프레임까지 낯선 도시에서 구하며 처음으로 제법 큰 크기의 러그를 작업했었죠. 그래서인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그 러그는 지금도 작업실에 고이 보관해두고 있답니다.

 

아무래도 작업 시에는 편한 옷을 선호하실 것 같아요. 평소 일상생활을 할 때와 작업 시 스타일은 어떻게 나누시는 편인가요?

작업할 때와 일상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들을 선호합니다. 다만 작업 시에는 움직임이 편하고 세탁이 쉬운 옷, 실이 잘 붙지 않는 소재의 옷을 선택하죠. 그리고 저녁 약속이 있거나 데이트를 할 때는 편하지만 여성성이 가미된 실크나 새틴 소재, 칼라가 넓은 디자인의 블라우스 등을 선택하곤 해요.

 

최근에는 팝업 스토어도 진행하셨고, 다른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 워크숍 등 다양한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혼자만의 작업을 뛰어넘어 앞으로 또 어떤 작업을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다른 창작자들 혹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작업들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습니다. 또, 다양한 공간에서 그 공간의 분위기에 맞게 작업을 선보이고 싶어요. 아마 작은 갤러리나 숍, 혹은 누군가의 집이 될 수도 있겠죠. 블루아워의 오브제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기회가 된다면 공간 구성을 해보고 싶네요.

 

 

 

따스함이 깃들어있는 블루아워

내 손안의 부티크 S.I.VILLAGE

www.sivill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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